유방암 치료를 마치고 항호르몬 치료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환우분들이 ‘골밀도 감소’라는 새로운 고민을 마주하게 됩니다.
항암 치료나 에스트로겐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타목시펜, 레트로졸, 아나스트로졸 등)은 골재생을 방해하고 뼈의 밀도를 빠르게 떨어뜨려 골다공증 위험을 높입니다.
이 시기 뼈 건강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영양 관리와 함께 적절한 저강도 근력 운동으로 뼈에 자극을 주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수술 부위의 회복과 림프절 수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림프부종 예방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므로, 무리한 무게나 고강도 운동보다는 ‘안전함’을 바탕으로 한 꾸준한 운동 루틴이 필요합니다.
술 즐기려 시작했던 운동이 투병 후 ‘신체 자산’이 되기까지
사실 저는 암 진단을 받기 전에는 거창한 건강 목표가 있어서 운동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지인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겁게 술 한잔 기울이기 위해 가볍고 꾸준하게 몸을 움직여왔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소소했던 운동 습관이 암이라는 큰 시련을 겪고 난 뒤 저를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유방암 치료를 다 마치고 계속해서 받게 되는 정기 검사 중 하나가 바로 골밀도 검사입니다.
항호르몬제를 장기 복용하고 있었기에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내심 ‘뼈가 많이 약해졌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검사 후 주치의 선생님을 처음 만나러 갔을 때, 선생님께서는 차트를 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 이렇게 약을 계속 드시고 계시는데 이상하네요. 뼈가 아주 정상이십니다!”
의사 선생님의 그 한마디를 듣는 순간 온몸에 안도감이 밀려왔고, 꾸준히 해온 운동의 힘을 다시 한번 확실하게 체감했습니다.
주변에서 *”어떻게 그렇게 운동을 계속하세요?”*라고 물어볼 때마다 저는 망설임 없이 답합니다.
직접 아파보고 나니 운동이 내 삶과 건강을 지키는 데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뼈저리게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안전한 회복기 운동을 위한 3가지 철칙
회복기 재활 운동에서는 무리한 목표 설정보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통증 신호 정확히 구별하기: 운동 중 느껴지는 ‘시원한 뻐근함’은 근육이 자극받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찌릿하거나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면 절대 참지 말고 즉시 동작을 멈추어야 합니다.
- 가동 범위에 집착하지 않기: 수술 직후나 회복기에는 눈에 보이는 동작의 크기보다 내 몸이 편안하게 느끼는 범위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오늘 동작이 조금 작았다고 해서 재활이 뒤처지는 것이 아닙니다.
- 자연스러운 호흡 유지하기: 동작을 수행할 때 숨을 꾹 참으면 혈압이 급격히 오를 수 있습니다. 힘을 쓸 때 숨을 내쉬고, 돌아올 때 마시는 호흡법을 편안하게 유지하세요.
뼈 건강을 지키는 저강도 근력 운동 4가지
1. 의자를 활용한 미니 스쿼트
하체 근력을 강화하여 대퇴골과 골반의 골밀도를 유지하고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대표적인 하체 운동입니다.
- 방법: 의자 앞에 서서 발을 어깨너비로 벌린 뒤, 엉덩이를 뒤로 빼며 무릎을 45도 정도만 천천히 구부렸다가 돌아옵니다.
- 권장 횟수: 8~10회씩 2~3세트 진행합니다.
2. 관절 부담을 줄인 벽 푸시업
수술 부위와 어깨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상체와 척추, 상완골(팔뼈)을 자극하는 안전한 상체 운동입니다.
- 방법: 벽을 바라보고 한 걸음 떨어져 서서 손바닥을 벽에 댑니다. 팔꿈치를 구부려 가슴이 벽에 가까워졌다가 벽을 밀어내며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 권장 횟수: 8~12회씩 2~3세트 진행합니다.
3. 골반과 척추를 지키는 브릿지
바닥에 누워서 진행하므로 체중 부담 없이 골반과 척추 주변 근육을 안전하게 강화할 수 있습니다.
- 방법: 매트에 누워 무릎을 세운 뒤, 숨을 내쉬며 엉덩이에 힘을 주고 골반을 위로 들어 올립니다. 2초간 유지 후 천천히 내립니다.
- 권장 횟수: 10회씩 2~3세트 진행합니다.
4. 수건 및 밴드를 이용한 시티드 로우
굽어진 어깨를 바르게 펴주고 척추 골밀도 관리에 도움을 주는 등 근육 강화 운동입니다.
- 방법: 의자에 바르게 앉아 수건이나 가벼운 밴드 양 끝을 잡고, 팔꿈치를 뒤로 당기며 등 뒤 날개뼈를 부드럽게 모아줍니다.
- 권장 횟수: 10~12회씩 2~3세트 진행합니다.
꾸준함이 만드는 건강한 변화
치료 후 운동은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평생 함께할 지속 가능한 루틴을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오늘 시작하는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가 여러분의 몸에 ‘건강 마일리지’로 차곡차곡 적립됩니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집중하며 천천히 강도를 올려간다면 뼈 건강은 물론, 투병으로 지쳤던 삶의 활력도 반드시 회복할 수 있습니다.
[면책 조항 / Disclaimer] 본 글은 개인의 치료 경험 및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수술 경과나 림프부종 진행 정도 등 개인의 신체 상태에 따라 권장 운동이 다를 수 있으므로, 새로운 운동 루틴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담당 주치의나 전문 재활 치료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