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2.5기 진단을 받고 수술 전 선항암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마음을 짓눌렀던 것은 알 수 없는 두려움이었습니다. 3주에 한 번씩 투여받아 총 6번의 사이클을 거쳐야 한다는 소식은, 그 먼 여정을 과연 내가 다 견뎌낼 수 있을지 가슴을 턱 막히게 만들었습니다.

1. 선항암 부작용 검색이 져오는 불안감

처음 진단을 받고 치료 계획이 정해지자 나도 모르게 인터넷 검색에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나보다 먼저 동일한 치료를 받은 사람들의 수기, 선항암 부작용에 대한 상세한 기록, 그리고 수많은 의학 정보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길고 복잡한 글들을 끝없이 읽어 내려갈수록 마음이 가벼워지기는커녕 중압감과 불안함만 점점 더 커졌습니다. “나에게도 이런 힘든 부작용이 찾아오면 어쩌지?”, “과연 6번의 치료를 무사히 끝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타인의 긴 이야기 속에서 미리 앞당겨 불안을 느끼다 보니, 정작 현재의 내가 내 몸을 보살필 기운마저 빼앗기는 듯했습니다. 긴 글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걱정만 쌓아두는 것은 나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때 깊이 깨달았습니다.

2. 항암 중 찾은 소소한 즐거움, 짜장면과 탕수육

하지만 항암 치료가 나에게 나빴던 기억만 남겨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항암 주사를 맞고 나면 3~4일 동안은 정말 속이 울렁거리고 미식거렸습니다. 술을 아주 세게 먹은 다음 날의 느낌 같기도 하고, 아이를 임신했을 때 찾아오던 그 지독한 입덧 같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힘든 3~4일이 지나고 나면 신기하게도 컨디션이 회복되었습니다. 특히 회복되는 한 주 동안은 무엇을 먹어도 살이 안 찌고 오히려 빠지는 시기였습니다. 나에게 그 시간은 가장 좋아하는 짜장면과 탕수육을 마음껏,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소중하고 감사한 기회였습니다. “이제 또 내가 먹고 싶은 거 마음껏 먹어도 살 안 찌는 기분 좋은 주간이 오겠네!” 이렇게 마음을 바꿔 먹으니 다가오는 항암 주사 날이 그렇게 두렵지만은 않았습니다. 피할 수 없는 치료라면 그 안에서 내가 누릴 수 있는 아주 작은 즐거움 하나를 찾는 것, 그것이 항암의 공포를 이겨내는 나만의 커다란 무기가 되어주었습니다.

3. 암 크기 2mm 감소가 준 안도감

항암 치료를 3차례쯤 맞고 난 뒤, 경과를 보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받았습니다. 결과를 보던 담당 의사 선생님이 반가운 표정으로 외쳤습니다.

“와우, 정말 좋은 소식입니다! 암 크기가 줄어들었어요!”

깜짝 놀란 나는 얼마나 줄었냐고 물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약 2mm 정도 줄었다”는 것이었습니다. 2cm도 아니고 고작 2mm라니, 내심 더 큰 변화를 기대했던 터라 당황스러운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웃으며 다정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네, 그럼요! 이건 아주 강력하고 좋은 신호입니다. 비록 눈에 보이는 크기는 2mm 줄었지만, 이건 항암약이 몸속에서 아주 잘 일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입니다. 지금 눈에 보이지 않게 혈액 속을 돌아다니는 수많은 작은 암세포들까지 약이 열심히 일하며 다 죽이고 있는 중이라는 뜻이에요.”

선생님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그제야 깊은 안도감이 밀려왔습니다. ‘아, 내 몸속에서 약이 쉬지 않고 열심히 나를 위해 싸워주고 있구나.’ 눈에 보이는 숫자의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약이 제 역할을 다해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였습니다.

4. 불안감을 이기는 1분, 2분의 작은 실천

불안감이 밀려올 때 분위기를 바꾸어 준 생각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먼 미래의 치료 일정이나 타인의 경험담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지금 바로 이 순간 내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실천’에 집중하는 것이었습니다.

  • 미지근한 물 한 모금 천천히 마시기: 몸의 감각을 깨우고 수분을 충전하며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 창문을 열고 1분간 깊게 호흡하기: 답답했던 가슴을 트이게 하고 현재의 호흡에 집중해 봅니다.
  • 컨디션이 허락하는 선에서 2분간 천천히 걸어보기: 집 안을 가볍게 거닐며 몸의 순환을 돕습니다.
  • 따뜻한 물로 손을 씻으며 스스로 격려하기: 수고하고 있는 나 자신을 다정하게 보듬어 주는 시간입니다.

거창한 목표 대신 ‘오늘 지금 이 순간 나를 위해 1분 동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 3주 간격으로 돌아오는 6번의 항암 사이클을 차분히 메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5. 유방암 선항암 6차 치료를 마치며

6번의 항암 사이클은 결코 만만치 않은 시간이었지만, 매 고비마다 나만의 즐거움을 찾고 1분, 2분씩 소소하게 나를 돌보았습니다. 작고 소박한 실천들이 차곡차곡 쌓이자 마침내 선항암 6차라는 커다란 산을 무사히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혹시 지금 수술 전 선항암 치료나 힘든 항암 사이클을 지나며 마음의 부담을 느끼고 계신가요? 수많은 정보와 남들의 슬픈 이야기에 휘둘리지 마세요. 그 안에서도 나를 미소 짓게 할 아주 작은 즐거움 하나를 찾아보시고, 단 1분이라도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을 직접 해보시길 따뜻하게 응원합니다.

📌 [면책 사항 (Disclaimer)] 본 글은 개인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수기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 방법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항암 치료의 과정 및 부작용, 식이 관리 방법은 환자 개개인의 건강 상태와 치료 계획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의학적 조언 및 치료 판단은 반드시 담당 주치의 및 전문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